년 1분기 AI 및 로봇 연구 동향

년 1분기 AI 및 로봇 연구 동향

표 1: 2008년 1분기 주요 AI 및 로봇공학 학술 발표 요약

분야발표 매체발표일제목저자/연구기관핵심 키워드관련 Snippet ID
AIArtificial Intelligence, Vol. 172, Issues 2-32008년 2월Multi-agent human-machine dialogue: issues in dialogue management and referring expression semanticsAlistair Knott, Peter Vlugter다중에이전트, 대화 시스템, 대화 관리1
AIArtificial Intelligence, Vol. 172, Issues 2-32008년 2월State-set branching: leveraging BDDs for heuristic searchRune Møller Jensen, Manuela M. Veloso, Randal E. Bryant휴리스틱 탐색, 이진 결정 다이어그램(BDD), 상태 공간 탐색1
AIArtificial Intelligence, Vol. 172, Issues 2-32008년 2월Conjunctive and disjunctive combination of belief functions induced by nondistinct bodies of evidenceThierry Denœux신뢰 함수, Dempster-Shafer 이론, 불확실성 추론1
AIStanford KSL Technical Report (KSL-08-01)2008년 1-3월Trustable Task Processing SystemsAlyssa Glass, Deborah L. McGuinness, Paulo Pinheiro da Silva, Michael Wolverton / Stanford University신뢰성, 설명가능 AI, 작업 처리 시스템, 지식 출처3
AIStanford KSL Technical Report (KSL-08-02)2008년 1-3월Explaining Semantic Web ApplicationsDeborah L. McGuinness, Vasco Furtado, Paulo Pinheiro da Silva, et al. / Stanford University시맨틱 웹, 설명, Inference Web, Proof Markup Language (PML)3
로봇공학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 Vol. 15, Issue 12008년 3월Experimental Testbed for Large Multirobot TeamsNathan Michael, Jonathan Fink, Vijay Kumar / University of Pennsylvania다개체 로봇, 테스트베드, 분산 제어, 비대칭 방송 제어(ABC)6
로봇공학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 Vol. 15, Issue 12008년 3월Heterogeneous Wireless Multirobot SystemAntonio Bicchi, Antonio Danesi, Gianluca Dini, et al.이기종 로봇, 로봇 사회, 보안, 침입 탐지6
로봇공학Robotics and Autonomous Systems, Vol. 56, Issue 22008년 2월Appearance-based localization for mobile robots using an online visual vocabularyNicola Bellotto, Huosheng Hu위치 인식, 외형 기반 지역화, 온라인 시각 어휘, SLAM9

1. 서론: 2008년, AI와 로봇공학의 변곡점

1.1 2008년 초의 기술적 풍경

2008년은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기로 기록된다. 2012년 AlexNet의 등장으로 촉발된 딥러닝 혁명 이전의 시기로서, 당시의 연구 지형은 오늘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AI 분야는 논리적 추론을 중시하는 기호주의적 접근과 데이터로부터 패턴을 학습하는 통계적 기계 학습이 상호 경쟁하고 보완하며 발전하던 시기였다.10 연구의 초점은 알고리즘의 수학적 엄밀성을 증명하고, 시스템의 논리적 완결성을 확보하며, 동시에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맞추어져 있었다.

로봇공학 분야 역시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었다. 단일 로봇의 지능과 제어 능력 향상에 집중하던 전통적인 연구에서 벗어나, 다수의 로봇이 상호작용하고 협력하여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다개체 로봇 시스템(multi-robot systems)으로 연구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7 이는 로봇공학이 단순히 개별 기계의 문제를 넘어, 복잡한 네트워크 시스템의 동역학과 제어, 통신, 그리고 보안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학문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했다.

이러한 기술적 배경 속에서 2008년 1분기는 ’규모의 확장’과 ’신뢰의 문제’라는 두 가지 거대한 담론이 충돌하고 융합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Artificial Intelligence 저널이나 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 등에서 발표된 다중에이전트 및 다개체 로봇 연구는 시스템의 물리적, 정보적 ’규모’를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1 그러나 바로 그 확장성으로 인해 시스템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시스템의 결정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신뢰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스탠포드 대학의 지식 시스템 연구소(KSL)를 중심으로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그 결과를 ’신뢰’하려는 선구적인 연구가 동시에 태동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3 이는 기술의 외연적 확장이 필연적으로 내적 성찰을 요구하게 되는, 기술 발전의 중요한 변곡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시스템이 거대해지고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인간은 더 이상 그 결과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되며, 그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1.2 보고서의 목적과 구조

본 보고서는 2008년 1분기라는 특정 시간 단층(time slice)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당시 AI와 로봇공학 분야를 관통하던 핵심적인 학술적 질문과 기술적 도전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저명한 연구소에서 발표된 기술 보고서, 그리고 주요 학술대회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당시의 지배적인 연구 패러다임과 기술적 난제, 그리고 미래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던 선구적인 아이디어들을 식별하고 그 상호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2장에서는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를 ‘추론’, ‘학습’, 그리고 ’신뢰’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다중에이전트 시스템의 상호작용, 휴리스틱 탐색 알고리즘의 발전, 그리고 설명가능 AI의 개념을 제시한 초기 연구들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3장에서는 로봇공학 분야의 성과를 ‘자율성’, ‘협력’,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대규모 다개체 로봇 시스템의 실제적 구축 문제, 이기종 로봇 간의 공존과 보안, 자율 이동 로봇의 환경 인식 능력 강화, 그리고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분야의 부상에 대해 논한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2008년 1분기 연구 성과들의 종합적인 의의를 평가하고, 이들이 현재의 AI 및 로봇공학 기술에 미친 영향을 추적하며 미래를 전망한다.

2. 인공지능(AI): 추론, 학습, 그리고 신뢰의 탐구

2008년 1분기 AI 연구는 고전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동시에, 미래 AI 시스템이 마주할 새로운 도전을 예견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최고 권위의 저널인 Artificial Intelligence 2월호는 당시 연구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한 논문들을 게재했으며, 스탠포드 KSL은 AI의 신뢰성이라는 시대를 앞서간 주제를 제시했다.

2.1 다중에이전트 시스템과 상호작용의 고도화

다수의 자율적인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모델링하고 제어하는 것은 AI의 오랜 난제 중 하나다. 2008년 1분기에는 이 문제에 대한 이론적 깊이를 더하는 주목할 만한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Artificial Intelligence 저널 2008년 2월호(Vol. 172, Issues 2-3)에 게재된 Alistair Knott와 Peter Vlugter의 “Multi-agent human-machine dialogue” 연구는 인간-기계 대화 시스템을 단일 에이전트 관점이 아닌 다중 에이전트의 협력 문제로 재정의했다.1 이 연구는 복잡한 대화 상황에서 대화의 흐름을 관리하는 ’대화 관리(dialogue management)’와 ‘저것’, ’그것’과 같은 대명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파악하는 ‘지시 표현 의미론(referring expression semantics)’ 문제를 다루었다. 연구는 대화에 참여하는 여러 에이전트(인간, 기계)가 어떻게 각자의 지식과 목표를 바탕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의미를 공유하며 협력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지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시했다. 이는 오늘날 여러 AI 비서가 협력하여 복합적인 사용자 요청을 처리하는 분산형 대화 AI 시스템의 개념적 원형으로 볼 수 있다.

같은 호에 실린 Thierry Denœux의 “Conjunctive and disjunctive combination of belief functions” 연구는 불확실성 하에서의 추론 능력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1 이 연구는 Dempster-Shafer 이론의 핵심인 신뢰 함수(belief function)를 다루었다. 기존의 Dempster 조합 규칙은 서로 다른 출처에서 나온 ‘독립적인’ 증거들을 결합하는 데 사용되었으나, 현실에서는 여러 증거가 서로 연관되어 있거나 동일한 근원에서 파생되는 경우가 많다. Denœux는 이러한 ’비독립적 증거(nondistinct bodies of evidence)’를 처리하기 위해 ’신중한 조합 규칙(cautious rule of combination)’이라는 새로운 연산자를 제안했다. 이 연산자는 교환법칙, 결합법칙, 멱등성(idempotency)을 만족하여, 중복되거나 상호 의존적인 정보를 결합할 때 신뢰도를 과대평가하는 문제를 방지한다. 이는 다양한 센서 정보나 신뢰도가 다른 정보 소스를 통합하여 판단을 내리는 자율주행차나 의료 진단 보조 시스템과 같은 AI 응용의 추론 정확성과 강건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이론적 진보였다.

2.2 탐색 및 추론 알고리즘의 발전

거대한 문제 공간에서 최적의 해를 찾는 탐색(search)은 AI의 핵심 기술이다. Rune Møller Jensen, Manuela M. Veloso, 그리고 Randal E. Bryant가 Artificial Intelligence 저널에 발표한 “State-set branching: Leveraging BDDs for heuristic search“는 이 분야의 중요한 성과다.1 이 연구는 로보틱스, 게임, 형식 검증 등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상태 공간을 가진 문제에서 휴리스틱 탐색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통적인 탐색 알고리즘(예: A*)이 개별 상태(state)를 하나씩 탐색하는 반면, 이들이 제안한 ‘상태-집합 분기(State-set branching)’ 기법은 이진 결정 다이어그램(Binary Decision Diagram, BDD)을 활용하여 논리적으로 동일한 속성을 공유하는 상태들의 ’집합’을 하나의 노드로 간주하여 탐색한다. BDD는 부울 함수를 압축하여 표현하는 자료구조로, 이를 통해 탐색 공간 자체를 극적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 방법론은 수십억 개 이상의 상태를 가진 문제에 대해서도 최적 또는 준최적 해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고전적 AI 계획(planning) 및 탐색 문제에 대한 강력하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2.3 시맨틱 웹과 설명가능 AI의 서막

2008년 1분기, 스탠포드 대학의 지식 시스템 연구소(KSL)는 AI 시스템의 결과물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시대를 앞서간 질문에 대한 두 편의 핵심 보고서를 발표하며 미래 AI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다.3 이 연구들은 당시 주류였던 AI의 성능 향상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 AI 시스템의 투명성과 신뢰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첫 번째 보고서인 KSL-08-01, “Trustable Task Processing Systems“는 AI 에이전트가 수행한 작업의 결과를 사용자가 신뢰하기 위해 어떤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탐구했다.4 이 연구의 핵심 주장은 AI 시스템이 단순히 최종 결과만을 제시해서는 안 되며, 그 결과를 도출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결과 도출에 사용된 정보의 출처(provenance), 시스템이 암묵적으로 가정한 전제 조건들(assumptions), 그리고 논리적 추론 단계(inference steps)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14 이는 AI의 결정 과정을 사용자가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의 핵심 철학을 담고 있다.

두 번째 보고서인 KSL-08-02, “Explaining Semantic Web Applications“는 이러한 철학을 시맨틱 웹 환경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청사진을 제시했다.5 연구는 ’Inference Web’이라는 프레임워크와 ’증명 마크업 언어(Proof Markup Language, PML)’라는 새로운 언어를 제안했다.18 PML은 웹 애플리케이션이 내놓은 답변의 지식 출처와 추론 과정을 기계가 처리 가능한 표준화된 형태로 명세화하는 언어다. Inference Web 프레임워크는 PML로 작성된 설명을 생성, 저장, 검색하고 사용자에게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하여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아키텍처는 데이터의 계보(lineage)와 추론 경로를 체계적으로 추적하여, 분산된 웹 환경에서 얻어진 정보의 신뢰도를 사용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 두 연구는 단순한 기술 보고서를 넘어, AI 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선언에 가까웠다. 당시 대부분의 AI 연구가 알고리즘의 ’정확성(accuracy)’이나 ’효율성(efficiency)’과 같은 성능 지표에 집중하고 있을 때, KSL 연구진은 AI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위해서는 ’투명성(transparency)’과 ’신뢰성(trustworthiness)’이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성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과정 중심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한 것이다. 2008년 당시에는 다소 추상적이거나 시기상조로 보였을 수 있는 이 주장은, 10여 년 후 AI 기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발생한 편향, 공정성, 책임의 문제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예견했다. 특히, PML을 통해 지식의 출처와 추론 경로를 명세화하려는 시도는, 오늘날 복잡한 머신러닝 파이프라인에서 입력 데이터부터 전처리, 모델 학습, 최종 예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추적하여 결과의 재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MLOps(Machine Learning Operations)의 ‘데이터 계보(data lineage)’ 및 ‘모델 재현성(model reproducibility)’ 개념의 명백한 원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특정 기술의 개발을 넘어, AI 시스템이 갖추어야 할 사회적 책임과 기술적 요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선구적인 업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3. 로봇공학: 자율성, 협력, 그리고 상호작용의 구현

2008년 1분기의 로봇공학 연구는 이론적 모델의 정교함을 넘어,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는 강건하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하려는 공학적 도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 3월호는 대규모 다개체 로봇 시스템이라는, 당시 로봇공학계의 가장 뜨거운 주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는 로봇공학이 시뮬레이션 속의 이상적인 알고리즘을 넘어, 예측 불가능하고 자원이 제한된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복잡한 시스템을 만드는 공학적 도전과 본격적으로 씨름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3.1 대규모 다개체 로봇 시스템의 구축과 제어

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 2008년 3월호(Vol. 15, Issue 1)는 다개체 로봇 시스템의 실제적 구현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두 편의 중요한 논문을 게재했다.6 이 연구들은 이상적인 협력 모델을 넘어, 비용, 유지보수, 보안, 그리고 악의적 행위자와 같은 현실적인 제약 조건들을 시스템 설계의 핵심 요소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성숙을 보여준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Nathan Michael, Jonathan Fink, Vijay Kumar가 발표한 “Experimental Testbed for Large Multirobot Teams“는 대규모 로봇 군집 알고리즘을 현실 세계에서 검증하고 평가하기 위한 실내 실험용 테스트베드의 설계와 구축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7 이 연구는 알고리즘의 이론적 성능뿐만 아니라 ‘저비용(inexpensive)’, ‘견고함(robustness)’, ‘신뢰성(reliability)’, ’확장성(scalability)’과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공학적 문제들을 핵심 설계 요건으로 제시했다.

  • 하드웨어 구성: 연구팀은 고가의 상용 로봇 대신, 저비용으로 자체 제작한 차동구동 로봇 ‘Scarab’ 수십 대와 천장에 설치된 케이블로 움직이는 ‘Khepri’ 로봇을 결합하여 이기종 로봇팀을 구성했다. 이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로봇들이 협력하는 시나리오를 실험하기 위함이었다.7
  • 소프트웨어 및 위치추정: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오픈소스인 Player/Stage/Gazebo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구축하여,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개발된 알고리즘을 최소한의 수정으로 실제 로봇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수십 대의 로봇 위치를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추적하기 위해 고가의 상용 모션 캡처 시스템 대신,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각 로봇에 부착된 LED 마커를 이용한 맞춤형 위치추정 시스템을 개발하여 비용 문제를 해결했다.7
  • ‘비대칭 방송 제어(Asymmetric Broadcast Control, ABC)’ 패러다임: 이 테스트베드의 핵심 제어 철학은 ABC 패러다임이다.7 이 방식에서 중앙의 감독 노드(supervisory node)는 모든 로봇에게 동일한 제어 명령을 방송(broadcast)한다. 하지만 각 로봇은 이 동일한 명령을 자신의 현재 상태(위치, 속도 등)와 주변 환경에 대한 지역적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비대칭적으로’ 해석하여 각자 다른 행동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대형을 유지하며 전진하라“는 동일한 명령에 대해, 대형의 중앙에 있는 로봇은 직진하고 가장자리에 있는 로봇은 속도를 조절하여 대형을 유지하는 식이다. 이 패러다임은 중앙 집중식 제어의 단순성과 프로그래밍 용이성을 가지면서도, 각 로봇이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분산적으로 행동하므로 시스템의 확장성과 강건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같은 호에 실린 Antonio Bicchi 연구팀의 “Heterogeneous Wireless Multirobot System“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이기종 로봇들이 충돌 없이 공존하는 ’로봇 사회(society of robots)’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제시했다.8 이 연구는 이상적인 협력 모델을 넘어, 시스템 내부에 ’오작동(faults)’을 일으키거나 ’악의(malice)’를 가진 로봇이 존재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위협을 고려했다.12

  • 보안 및 프로토콜: 연구팀은 로봇 사회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로봇이 준수해야 할 사회적 행동 규칙(프로토콜)을 정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규칙을 의도적으로 또는 비의도적으로 위반하는 로봇을 탐지하기 위한 ’침입 탐지 알고리즘(intrusion detection algorithms)’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동료 로봇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비정상적인 패턴을 감지하여 시스템 전체의 안전을 확보하는 메커니즘이다. 이 연구는 다개체 로봇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물리 보안(Cyber-Physical Security) 개념을 초기에 제시한 선구적인 작업으로 평가된다.

3.2 자율 이동 로봇의 환경 인식 능력 강화

자율 로봇이 미지의 환경을 탐색하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Robotics and Autonomous Systems 저널 2008년 2월호(Vol. 56, Issue 2)에 발표된 “Appearance-based localization for mobile robots using an online visual vocabulary” 연구는 이 분야의 중요한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었다.9 이 연구는 GPS와 같은 외부 인프라 없이,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 이미지, 즉 환경의 ‘외형(appearance)’ 정보만을 이용하여 위치를 인식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이 연구의 핵심 기여는 ’온라인 시각 어휘(Online Visual Vocabulary)’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방법론에 있다. 로봇이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시각적 특징(예: 문의 모서리, 포스터의 특정 패턴)들을 실시간으로 학습하여 데이터베이스(어휘집)에 추가한다. 이후 로봇이 이전에 방문했던 장소 근처에 도달했을 때, 현재 보이는 시각적 특징들을 이 어휘집과 비교하여 자신이 과거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재인식(loop closure)한다. 이 ‘온라인’ 학습 방식은 미리 환경 전체를 학습할 필요 없이, 로봇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지도를 확장하고 정교화할 수 있게 하여 장기적인 자율 주행(long-term autonomy)의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9

3.3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연구의 부상

2008년 1분기는 인간-로봇 상호작용(Human-Robot Interaction, HRI) 분야가 로봇공학의 독립적인 주요 학술 분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시기였다. 2008년 3월에 개최된 HRI 2008 컨퍼런스는 이 분야의 학문적 성장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벤트였다.28 이 시기를 기점으로 로봇 연구의 초점은 공장이나 실험실과 같은 통제된 환경에서 인간의 일상생활 공간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이에 따라 로봇이 어떻게 인간의 사회적 규범을 이해하고, 비언어적 신호(제스처, 표정)를 해석하며,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여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29 HRI 연구는 로봇공학에 심리학, 인지과학, 디자인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통찰을 접목시키며 로봇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사회적 행위자(social agent)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4. 결론: 2008년 1분기 연구 성과의 종합적 의의와 전망

4.1 이론과 시스템의 상보적 발전

2008년 1분기는 AI의 기초 이론과 로봇공학의 시스템 구현이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함께 발전한 시기였다. AI 분야에서는 탐색, 추론, 불확실성 처리와 같은 고전적인 문제들에 대한 이론적 해법이 더욱 깊어졌고, 이는 로봇의 자율적 의사결정 능력을 고도화하는 핵심적인 기반이 되었다. 동시에, 로봇공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이론들을 대규모의 물리적 시스템으로 구현하고 검증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었다. 수십, 수백 개의 로봇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실제로 구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분산 처리, 실시간 통신, 시스템 신뢰성, 보안과 같은 현실적인 공학적 문제들은 AI 이론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했다. 이처럼 AI의 이론적 성과는 로봇의 지능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되었고, 로봇 시스템 구현의 현실적 요구는 AI 이론의 발전을 촉진하는 상보적 관계를 형성했다.

4.2 미래를 예견한 씨앗들

2008년 1분기에 발표된 연구들은 놀라울 정도의 선견지명을 가지고 현재 AI 및 로봇공학 분야의 핵심 주제들의 원형을 제시했다.

  • 설명가능 AI (XAI)와 AI 윤리: 스탠포드 KSL이 제기한 AI 시스템의 ’설명’과 ’신뢰’에 대한 문제는, 10여 년 후 사회적 화두가 된 설명가능 AI(XAI)와 AI 윤리 및 거버넌스 담론의 직접적인 뿌리가 되었다. PML을 통한 지식 출처와 추론 과정의 명세화는 오늘날 모델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의 출발점이었다.
  • 군집 로봇과 자율 교통 시스템: Michael 연구팀의 대규모 다개체 로봇 테스트베드 구축 경험과 Bicchi 연구팀의 ’로봇 사회’에 대한 이론적 고찰은 오늘날의 군집 로봇(Swarm Robotics) 기술과 다수의 자율주행차가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교통 관제 시스템 연구로 직접 이어진다. 특히, 악의적 행위자를 고려한 보안 개념은 자율 시스템의 안전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 생애주기 자율성(Lifelong Autonomy): 온라인 시각 어휘를 이용한 위치 추정 기술은 로봇이 고정된 지도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실제 환경 속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해나가는 ‘생애주기 자율성’ 연구의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4.3 10년 후를 향한 전망

2008년 1분기의 연구들은 제한된 데이터와 계산 능력의 시대 속에서 ’지능’의 구조와 원리를 탐구했다. 이 시기의 연구자들은 알고리즘의 논리적 정합성과 시스템 아키텍처의 효율성을 통해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이후 빅데이터와 GPU 컴퓨팅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 시기에 제시되었던 알고리즘과 시스템 아키텍처에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공했다. 당시 이론적으로 탐구되던 다중에이전트 학습, 분산 추론, 신뢰성 확보 문제들은 딥러닝이라는 강력한 도구와 결합하여 오늘날 더욱 복잡하고 강력한 AI 시스템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결론적으로, 2008년 1분기는 곧 다가올 ‘데이터 중심(data-centric)’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알고리즘 및 시스템 중심(algorithm- and system-centric)’의 마지막 준비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축적된 이론적 깊이와 시스템 구축의 경험은 이후 AI 기술이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단단한 지적, 공학적 토대가 되었다.

5. 참고 자료

  1. Artificial Intelligence, Volume 172 - dblp, https://dblp.org/db/journals/ai/ai172.html
  2. Most Cited Artificial Intelligence Articles - Weiwei Cheng’s Homepage, https://www.weiweicheng.com/research/archive/mostcitedaiarticles07-12.pdf
  3. The Knowledge Systems Lab (KSL) at Stanford (ARCHIVE) | Tetherless World Constellation, https://tw.rpi.edu/knowledge-systems-lab-ksl-stanford-archive
  4. Knowledge Systems Lab Reports By Report Number, http://www.ksl.stanford.edu/numberindex.html
  5. Explaining Semantic Web Applications Abstract, http://www.ksl.stanford.edu/pub/KSL_Reports/KSL-08-02.pdf
  6. State-of-the-Art Research and Development, https://uodiyala.edu.iq/uploads/PDF%20ELIBRARY%20UODIYALA/EL47/IEEE.Robotics.And.Automation.Magazine.Vol.15.No.1.Mar.2008.Retail.eBook-KiMERA.pdf
  7. Experimental Testbed for Large Multirobot Teams - University of Pennsylvania, https://repository.upenn.edu/bitstreams/9d505530-5d04-4a5f-b2d9-03aef7af4e46/download
  8. ‪Lucia Pallottino‬ - ‪Google Scholar‬, https://scholar.google.com/citations?user=p0OSVwgAAAAJ&hl=en
  9. Appearance-based localization for mobile robots … - IT+Robotics, https://iaslab.dei.unipd.it/wp-content/uploads/2020/06/Bellotto2007c.pdf
  10. Artificial intelligence: A powerful paradigm for scientific research - PMC - PubMed Central,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8633405/
  11. More human than human?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archive, https://publications.archivists.org.au/index.php/asa/article/download/10311/10357
  12. (PDF) Towards a Society of Robots - ResearchGate,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24204186_Towards_a_Society_of_Robots
  13. http://www-ksl.stanford.edu/KSL_Abstracts/KSL-08-01.html, http://www-ksl.stanford.edu/KSL_Abstracts/KSL-08-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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